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이 3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감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서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이 3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미국 재무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공공 및 민간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 국채 가치가 지난 8월 기준 1조2000억달러(약 1697조원)에서 전달 대비 345억달러 감소했다고 하는데,
이는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이 최대였던 지난해 11월(1조3300억달러)에 비해 약 10% 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같이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최근 들어 미국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여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지난 9월 19일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3.5%를 넘은 뒤 같은달 29일 12년 만에 4%대를 돌파했다. 블룸버그 미 국채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4% 하락해 연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상태다.
또한 엔화가치 하락이 일본의 미 국채 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전 세계 주요국들이 강달러 여파에 자국 통화가치 하락에 방어하고자 미 국채를 팔아 달러를 조달하는 역환율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일본도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엔저 현상에 따라 일본 외환 당국이 시장에 개입하기 위해 미 국채를 팔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일본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엔저로인한 일본 상반기 무역적자, 사상 최대 11조엔
지난 4~9월 일본의 무역적자액이 11조75억엔(약 105조36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979년 집계를 시작한 최대치로, 적자액이 10조엔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재무성은 오는 20일 오전 올해 4월부터 9월까지의 상반기 무역 통계를 발표했는데 이 기간 일본의 수출액은 49조5763억엔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6% 늘어난 반면 수입액은 60조5838억엔으로 44.5% 증가했다.
그중에서 원유와 석탄, 액화천연가스 등의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지만, 수입이 늘면서 전체 수입액을 크게 끌어올렸는데 석탄은 전년동기 대비 무려 236.8% 늘었고, 원유는 111.8%, 액화천연가스가 236.8% 증가하면서 각각 증가추세를 보였다.
일본은 현재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수출이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원유 등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엔화 약세가 급격화된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고 엔화 환율은 미 달러 대비로 올해 들어 약 30% 급등했다.
현재 자원 가격은 달러 기준으로는 안정되고 있지만, 최근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므로 수입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수입가격 고공행진으로 인해 큰 폭의 무역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은 무역적자가 이어지면 엔을 팔아 지불에 필요한 달러 등의 외화를 사는 움직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엔화가격 가속도 우려된다고 전하기도 했으며, 미야마에 고야 SMBC닛코증권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연도 전반에 비해 후반이 적자가 부풀기 쉬운 계절성도 있어, 2022년도의 무역 적자는 20조엔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엔저 좋다던 일본은행, 긍정적이었는데 부정적이 되었습니다?
초 저금리 정책 기조도 약발이 안받는 모양이다. 지난 19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한 구로다 총재는 "최근의 엔화 약세 진행은 급속하고 일방적"이라며 "이런 엔저는 기업의 사업계획 책정을 어렵게 하는 등 미래 불확실성을 높이고,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금리정책 기조를 통한 엔저효과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이라던 평가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안정적인 엔저 방향의 움직임이라면 경제 전체에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씀드려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 영향은 업종과 기업 규모, 경제 주체에 따라 불균일하다"고 말했다.
이날 1달러당 엔화는 1990년 버블경제 이후 32년 만의 최저치인 149원 초중반에서 거래되었고 1유로당 엔화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인 146엔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렇게 판도가 뒤바뀌게 된 원인은 현재까지도 고강도 긴축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때문이라고 볼 수있다. 당초 일본과 여러 국가에서 미 연준에서 금리 인상 기조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지만 미국의 물가지표, 고용지표 등이 개선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외환개입과 별도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면서 엔저의 근본 원인인 미국과 금리 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점점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일본은 엔/달러가 145엔을 넘어선 지난달 22일 24년 만에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으나 약발은 신통찮은 모습을 보이면서 고금리 스텐스나, 저금리 스텐스나 여러모로 미국내에서 고강도 긴축이 계속될 경우 개판오분전인 경제위기에서 그 어떤 국가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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