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기업 인수 합병
2020년 11월 12일, 대한항공을 보유중인 한진그룹에서 KDB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추친하고 있다는 보도가 처음 나오고 약 2년 남짓 지났다.
현재 국내 최대 항공사는 대한항공으로 국내 2위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아시아나의 경영난 문제에서 비롯된 일이다.
이번 기업 합병이 성사될 경우, 국내 항공업계에서 32년 간 이어진 양대 FSC의 경쟁 체제가 끝나고 압도적인 독점 사업자가 출현하는 것으로 진행 사안은 2020년부터 시작했을지 모르나 현재 올해 1월 사전심사를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ACCC는 지난 1월까지만 항공업계와 소비자 단체로부터 관련 자료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자료 추가 제출로 그 기한이 미뤄지면서 심사도 지연되고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 인수는 국내 항공업계의 독점이라는 꼬리표를 피해갈 수 없다. 국내 항공사 투톱으로 끌고가던 항공업계 큰형님들의 기업인수합병이니 만큼 그 과정이 심히 험난한 여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 경영난 얼마나 심하길래?
보통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을 뜻하는데,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가 된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를 표준비율이라고 평가하며, 단기채무 1년 이내 상환 비중이 크지 않다면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보고있는데,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6,544%로, 지난해 말 2,411% 대비 무려 4133.9%p나 상승한 상태다.
항공산업의 경우 항공기를 리스하는 산업 구조상 일반 기업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현재 매우 높다고 볼 수있다.
이같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이유는 자본이 줄고 부채가 늘어난데 따른 결과로 직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항공업계에 칸바람이 거세게 불었던데다. 현재는 고금리 여파로 인해 원달러 환율까지 높아지면서 외화환산손실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라고 보면된다.
항공업계 운영에서 중요한 점은 항공기 리스와 연료비 등이지만, 이를 달러로 지불하게 되는데, 여기서 환차손이 생기게 되면서 올해 상반기 부채총계는 8,350억 원 늘었지만 자본총계는 5,210억 원에서 2,047억 원으로 약 60% 줄어들었고 이번 기업인수에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게 될 경우 두 회사의 국제선 여객노선과 주요 화물노선의 점유율의 합이 70% 이상을 넘기게 되는 것이다.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간주하는 50%를 훌쩍 넘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개입이 있을 수 밖에 없으며, 독점 기업이 자본시장에 해악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되는 것이다.
인수 지연에 속 타는 대한항공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인수가 지연되면서 속이 타는 것은 대한한공 측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패는 시간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늦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현재 최대 방점은 해외 경제당국 기업 결합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대한항공이 지난해 필수신고 국가인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터키, 태국, 대만, 베트남, 한국 등 9개 경쟁당국 심사기관에 합병 관련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이지만,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의 심사 결과가 8월 19일 현재까지도 나오지 않은 상태로 시간만 흐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해외 경쟁당국 승인은 인수합병을 위한 선행조건으로 필수신고 국가 한 군데서라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이 무산된다.
그 사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재무 부담은 지속적으로 가중되고 있다.
그렇게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는데, 이번에 합병시계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호주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다음달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양사의 인수/합병 시계가 6개월 만에 흐르게 된 것이지만 남은 미국 등 5개국의 결과까지 나오려면 시간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경쟁당국이 심사를 통과시킬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도 간만에 진척을 보이게 된다. 양사의 합병 심사는 지난 2월 싱가포르경쟁소비자위원회(CCCS)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승인받은 것을 마지막으로 결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기업결합 필수 신고 국가 중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임의신고 국가 중에서는 영국과 호주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사실 호주 경쟁당국에서 심사 통과가 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악화된 한/중 문제로 특히나 중국의 경우 심사 통과가 더욱 어려워지며 먹구름이 끼어가고있다.
중국 경쟁당국은 이달 1일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반독점법에 따라 인수/합병 관련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심사를 미룰 수 있게되면서 심사가 재개되는 조건으로 '심사 연기 사유 해소'를 달았다. 중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사실상 자의적으로 심사를 무기한 미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문제는 중국 뿐이 아닌데, EU,일본,영국 또한 아직까지도 사전심사 단계를 밟고 있다.
각국 경쟁당국은 일반적으로 관련 자료 제출 및 사전협의 단계인 사전심사를 시작으로 본심사 이후 결과 발표로 이어지는데 양사의 인수/합병 건은 아직 심사 단계에 진입 조차하지 못하고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기업결합 신고 후 일반적으로 사전심사 기간 25일, 1차 심사 10일 등 최대 35일 안에 결론을 낸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1년 넘게 사전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고 EU 집행위에서 만약 기업결합이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심층 조사인 2차 조사에 나설 수도 있는데, 지난 10년간 심사한 기업결합 3000여건 중 2차 조사로 결론을 내린 사례는 총 75건, 최종 불허한 경우는 10건이다.
영국에서도 심사가 지연되기는 마찬가지로 유럽 내 대형 기업결합건이었던 스페인 1위 항공그룹인 IAG의 3위 항공사 에어유로파 인수도 지난해 11월 사전심사와 심사를 동시에 시작했다가 2달 만인 올해 1월 합병 불허로 결론이 나면서 같은 달 사전심사에 돌입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건은 아직 심사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상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산 가능성은?
현재 럽계 전문가들에 예상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 무산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 인구 1억 명 미만의 나라에서 FSC(대형항공사)가 두 개인 곳은 아랍에미리트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하여 해외 경쟁당국에서도 승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한항공에서는 이번 기업 합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3월까지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심사 자문사 선임에 들인 비용은 350억 원 수준으로 대한항공이 합병을 성공할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도 내부적으로 버티기에 돌입한 모습으로 지난 7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3,000억 원 규모 영구전환사채(CB) 중 1,800억 원을 중도 상환한 상태로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에도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에어부산은 9월 1,49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데, 아시아나항공은 신주 5,200만 주 중 2,117만 주(약 656억 원)를 취득할 예정이라 공시했고 에어서울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300억 원 단기차입금을 받았다. 해외 경쟁당국의 승인 이후 대한항공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1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받으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기업 합병에서 최대 관건은 올해 안에 합병 작업에 들어가야 통합 이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인데,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로드맵을 짤 수 없다. 경쟁당국이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대한항공 입장에선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피인수 기업의 인수 당시 상황이 중요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264% 수준으로 이번 합병으로 인해 대한항공의 전체 재무구조가 나빠지면 신용도가 크게 떨어져 비행기를 들여오는 데도 문제가 생긴다. 외국 공항에서 터미널에 대한 보증금을 더 내라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이 국가 기간산업인만큼,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승인이 최대한 빨리 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에 관련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 관계자는 “100명에 가까운 인원이 팀으로 결합 심사 승인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 입장에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도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 승인에 크게 무리는 없을 듯하다”며 “환율과 금리에 따른 영향은 모든 항공사들에 적용된다. 장부상 발생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등은 합병하더라도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염려는 되지만, 이후 영업을 하며 호전해주면 되는 거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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