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제제재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장기화로 물가 급등과 그에 맞선 기준금리 인상, 공급망 혼란, 중국의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도시 봉쇄 등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성장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과 유럽의 경기지표가 부진을 나타내는 등 경기후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다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속하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거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불거진 이후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거 미국과 소련으로 갈려 치열한 갈등을 벌였던 '냉전시대'라는 단어가 생각 날 정도로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이 서방의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의 처절한 패배로 돌아갈 것이라던 예측이 빗나가면서 정말로 신냉전 시대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걱정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SPIEF에서 연설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미국 향해 비난에 목소리를 높히기도 했습니다. 푸틴은 "미국은 냉전에서 승리했을 때 자신을 신의 대리인이라고 했지만 이들은 아무 책임은 없고 오직 이익만을 가진 사람들이다. 일방통행으로 세계가 불안정해지고 있다" 라며 "서방 국가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러시아 탓으로 돌리고 있다. 러시아 제재로 피해는 오히려 서방이 보고 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대한 경제보복을 감행했음에도 러시아의 에너지 수급 제재에 대한 여파로 인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현재 유럽이 러시아 자원 사용을 포기하는 건 현재로서는 힘들어 보입니다.
러시아 제재 이후 유가가 큰 폭으로 올라 러시아는 오히려 큰돈을 벌고있기도 합니다. 수출은 덜했는데 가격이 올라 이득은 훨씬 크게 보고있으며 러시아 에너지 사용을 줄이더라도 중국 수출만 늘려도 훨씬 남는 장사다. 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천연가스업체인 러시아의 가즈프롬(Gazprom)이 유럽에 대한 일일 공급량을 최대 75%까지 줄였음에도 하루 수출액은 코로나 이전 수준과 일치하고 있다고 하죠.
게다가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국가에 러시아가 원하는 방식인 루블화 계좌 개설 후 결제를 하라는 푸틴의 요구에 고개를 숙였지만, 러시아는 공급량을 일방적으로 크게 줄이면서 에너지 난에 굴욕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은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다시 석탄발전소를 돌리겠다고 두 손을 들었으며, 미국에서는 '유가를 잡지 못하면 바이든 재선은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전쟁 여파로 올라갔던 기준금리가 다시 내려가면서 루블화 가치가 올라갔으며, 증시가 반등하는 등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푸틴이 의기양양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에서는 올해 겨울철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고있고 독일이 가스 배급제를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유럽 경기지표 부진, 경기후퇴 우려 확산 러시아 제재로 인한 후폭풍인가?
경기 침체 조짐은 각종 경제 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경제정보 기업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53.6에서 6월 51.2로 떨어졌습니다. 유로존의 PMI도 5월 54.8P에서 6월 51.9P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이 지수가 50.0을 초과하면 경기 확장을, 그 미만은 경기 위축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미국 소매판매도 지난 5월에 올해 들어 처음 줄었으며, 주택 판매 또한 4개월 연속 감소추세 입니다. 미국의 대출 관련 지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감소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이 평균 30년 고정인 모기지 금리는 5.81%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6월에 연율 환산 기준 1% 미만으로 낮아진 뒤 3분기에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유럽의 2분기 성장률은 0.2%로 1분기(0.6%)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유럽의 6월 경기 하락은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가장 급격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기존 3.5%와 2.3%에서 각각 2.2%와 1.1%로 낮추었고 유로존에 대해서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경기후퇴에 빠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5%로 내렸습니다.
미국은 아직 버틸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모건스탠리의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이날 블룸버그 TV에 나와 미국 경기후퇴가 불가피하다는 월가의 목소리에 합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경기후퇴 가능성은 여전히 50% 미만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윌슨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전하면서도 "은행 시스템이 매우 안전하고 기업도 자본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대차대조표도 양호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가 이 수준으로 하락하면 '가벼운 경기후퇴'가 예상되지만, 금융 상황은 계속해 경제를 지탱할 수 있다 전했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어제 포스팅했던 내용들의 지표를 기초로 한 발언인 듯 보입니다.
글을 마치며,
아시아 수출 증가분은 유럽 감소분을 대부분 상쇄했다고 합니다. 러시아는 지난 3~5월 유럽에 하루 평균 55만4000배럴을 덜 보냈지만, 같은 기간 아시아에 하루 50만3000배럴을 더 수출하면서, 그중 아시아 수출 증가분의 16만5000배럴이 중국 몫이 되었습니다. 현재 서방 국가와 미국의 협력 국가들에서 러시아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해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가 대놓고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경제제재의 효력을 잃고있습니다.
반면 미국과 제재 동참 국가들은 유가 폭등과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맞이해 경기 침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 한 상황입니다. 러시아 원유 수출을 옥죄려던 서방의 노력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조가 어떻게 바뀡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현재 웃고있는 것은 우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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